제 11회 의정부시장기 테니스대회가 다시 연기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대하여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대회 요강입니다. 이번 대회는 엘리트 육성에 초점을 둔 협회 주최 대회라서, 오픈부를 두면서 지역부에 모두 모으는 형태였습니다. 대부분의 동호인들이 동배에 머물러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격한 실력차를 전제로 하면서 대회에 임하는 것은 큰 점수차로 패했을 때 뒷맛이 쓸 수 밖에 없는 구조이지요. 그래서, 연합회는 11월 중 예전처럼 금,은, 동배를 나누는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했습니다. 그동안 동호인들이 부정선수에 그토록 예민했던 것은 비슷한 실력의 동호인들끼리 겨루어서 입상할 때의 기쁨을 맛보고자 하는 열망이 그만큼 강하고 간절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데 10월 16일 대회를 앞두고 그 전날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일은 머리 아프게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관리자는 그 전날 비가 많이 내리는 상황에서 아무 공지도 없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모든 참가자들은 아마도 대회를 강행하려나보다 예상했을 것입니다. 어려움은 있어도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연기 공지가 떴습니다. 오전 7시 22분입니다. 이 공지 시간이 매우 불쾌했습니다.

    그 전날 샹황이라면 연기한다해도 별 이의가 없었습니다. 그럴 만한 비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다음날 아침은 다릅니다. 참가팀이 70팀이 넘는다는 건 140명이 넘는 생활인들이 자신의 일정을 조정해 컨디션 조절하며 달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일요일 오전은 기를 쓰고 코트 관리 했다면 개최가 가능했습니다. 공설이나 시청 코트 등은 물이 쉽게 빠집니다. 저희 코트는 물이 잘 빠지지 않는데도 오전 9시부터 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전국대회를 보면 심지어 사람 키 만한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이고 코트 정리해서 대회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지 타이밍이 아주 나빴습니다.

    그 다음, 공지 내용입니다. 최초 공지는 다음 주인 23일로 연기한다고 했다가, 추후 공지하기로 한 뒤, 11월 6일로 뒤로 쭉 밀렸습니다. 이것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때 댓글을 하나 달았습니다. 날씨로 인한 연기라면, 일주일 후인 23일 주간예보가 맑고 따뜻한 최고의 날씨이므로, 일주일 연기가 옳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관리자와 통화한 결과, 많은 대회와 겹쳐서 11월 6일로 연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참가팀이 빠져나가면 대회가 적자가 되리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부 동호인들은 동네 잔치를 지킬 것입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시장기 대회 타이틀이라면 시 예산 지원도 있었으리라 짐작되는데, 오픈부를 위해 미룬다는게 씁쓸했습니다.

    더군다나 뒷맛이 쓴 건, 엘리트 대회 이후의 경기력을 세분하여 치러지는 연합회장기 대회를 취소하려는 의도가 있는건 아닌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복잡한 경기력 잡음도 듣지 않고, 차라리 비가 오는 김에 시장기대회로 가을 잔치를 넘어가려는 건 아닌지...어쨌든 날짜는 정해졌고 저도 댓글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주간예보는 일찌감치 1주일 전부터 토요일, 일요일 비 예보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대회가 불가능해보였습니다. 심지어 제 파트너는 일요일 당직 근무를 뺐다가 아얘 다시 넣고 당직 서러 갔습니다. 그런데도 연기 공지는 9시 34분에 떴습니다. 9시 34분!!!!!!!

    이번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린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새벽 일찍 공지를 하셔야 하는 게 도리 아닌가요? 140여명의 동호인에 대한 예의 아닌가요?

  또한 또다시 연기 날짜는 추후공지한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제일 겹치지 않는 날짜를 골라 잡으실런지요. 그게 12월이면 의정부 동호인들을 혹한으로 몰아넣으실런지요. 이번에도 또 똑같은 말을 하는 제가 한심하지만, 다시 한 번 또 똑같은 말을 합니다. 주간 예보에는 이제는 더 이상 포근하진 않지만, 다음 주 일요일이 최소한 맑을 거라 합니다. 다음 주 일요일 13일에 대회를 개최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모든 동호인들이 일요일 시간에 편히 쉬는 건 아닙니다. 일요일에 일할 수 밖에 없는 동호인들도 많습니다. 더 이상 연기일로 인해 정신적, 감정적으로 피곤에 시달리며 일기예보와 연합회 홈페이지를 하루에 몇 번씩 보면서 또다시 일요일 근무를 아쉬운 소리하며 빼는 일이 없기를 기원합니다.